2026년 6월 26일부터 7월 5일까지, 부산의 역사적 복합문화공간 도모헌에서 《VELOCITY : 질주의 잔상》이 열린다. 2026 부산모빌리티쇼의 특별전시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부산광역시 주최, BEXCO 주관, MUSEUM1 기획으로 강민석, 김성민, 김용민, 장재록 4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도모헌 · 속도가 역사를 만나는 공간
1984년에 건립되어 대통령 지방 별관 및 부산시장 공관으로 사용되었던 도모헌은, 2020년대 이후 부산시가 시민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전환한 장소다. 속도와 질주를 다루는 전시가 이 역사적 건축물 안에서 펼쳐진다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시간이 정지한 이 공간 위에서, 속도가 남긴 잔상은 도리어 더 선명해진다.
강민석 · 자동차로 존재를 그리는 화가
1980년 부산 출생의 강민석은 동아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및 석사를 마쳤다. 그의 회화는 언제나 '움직임'과 '존재의 긴장'에서 출발한다. 처음 자동차를 캔버스 위에 올리는 순간부터, 그것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내면세계와 외부 현실을 잇는 상징이 되었다. 자동차는 현실을 질주하는 도구이자 내면의 힘과 욕망의 투사물이며, 작가는 그것을 통해 '인간은 시간 안에서 어떻게 살고 변화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물감을 긁고, 밀고, 흘리고, 덮는 반복되는 몸짓 속에서 자동차는 해체되고 분열되며, 색채의 폭발 안에서 다시 재구성된다.
Endless Impact D03 — 폭발적 충돌의 순간
이번 전시에서 강민석이 선보이는 Endless Impact는 2025–2026년의 최근작으로 이루어진 회화 연작이다. D03은 194×130.4cm의 대형 캔버스 위에 폭발적인 충돌의 순간을 담아낸다. 작품에 새겨진 균열과 충격은 단순한 파괴가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소환하는 힘으로 작동한다. 이 끝없는 속도는 존재의 본질을 향한 여정이며, 남겨진 흔적들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Endless Impact D09 · D11 — 같은 속도, 다른 순간
D09와 D11은 130.4×130.4cm 정방형 캔버스를 공유하면서도, 각기 다른 충돌의 순간을 담는다. 같은 속도와 긴장 속에서 서로 다른 결말을 향해 움직이는 두 작품은 나란히 놓였을 때 비로소 시리즈로서의 완결된 의미를 얻는다. 하나의 존재 안에서 동시에 뻗어 나가는 두 개의 궤적처럼, 두 캔버스는 정체성의 분열이자 그 확장이다.


Endless Force XXXVII — 이 전시의 메인 작품
Endless Force XXXVII는 도모헌 전시 공간의 중심에 걸릴 메인 작품이다. 324×111.9cm의 대형 가로 캔버스는 그 자체로 압도적인 물리적 존재감을 발산한다. Endless Force 시리즈(2019–2024)는 속도·경쟁·내면의 힘을 탐구해온 회화 연작으로, 자동차의 왜곡과 해체를 통해 현대인의 치열한 경쟁, 그리고 그 안에서의 타협과 공존을 이야기해왔다.
점점 수축하는 중심을 향해 질주하는 의식의 끝없는 속도는 현대 사회의 압박과 내면의 갈등을 뚫고 나아가는 존재의 힘을 상징한다. XXXVII — 37번째. 그 숫자만큼의 행위와 탐구가 이 한 장의 캔버스 안에 농축되어 있다.

Endless Impact D10 · Timeleap V —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방향
D10은 Endless Impact 시리즈 중 가장 소형(45.6×52.8cm)의 작품으로, 압축된 캔버스 안에 폭발적인 밀도를 담아낸다. Timeleap V(2022)는 아크릴과 자수실을 결합한 혼합 매체 회화다. Timeleap 시리즈는 과거·현재·미래를 넘나들며 정체성을 찾는 도전과 희망을 표현해왔으며, 시간에 갇힌 현대인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서로 다른 시리즈이지만 속도와 시간이라는 공통의 언어를 통해 두 작품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 된다.


2층 미디어 공간 · 아이스크림 — 속도가 지나간 자리
전시의 두 번째 층위는 도모헌 2층 미디어 공간에서 펼쳐진다. 강민석의 Ice Cream 미디어 시리즈는 회화 작업 과정에서 남겨진 물감 파편을 아이스크림 형태로 재형상화한 작품이다. 2024년 스타필드 명지 개인전에서 처음 선보인 이 시리즈는, 빠르게 사라지는 시간 안에서도 지속되는 감각적 잔상을 시각화한다. 녹아 사라지는 아이스크림처럼, 속도 이후에 남는 것은 형태가 아닌 감각이다.
1층이 자동차가 충돌하고 폭발하는 에너지의 공간이라면, 2층은 그 충돌 이후 남겨진 색채의 기억이 조용히 가라앉는 공간이다. 회화의 물감 잔재는 빛과 결합하여 새로운 형태의 아이스크림으로 재탄생한다.





전시 정보
전시명: VELOCITY : 질주의 잔상 기간: 2026년 6월 26일 – 7월 5일 장소: 도모헌, 부산광역시 수영구 주최: 부산광역시 주관: BEXCO 기획: MUSEUM1 참여작가: 강민석, 김성민, 김용민, 장재록

